게으른목석따위는노땡큐

게으른목석따위는노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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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를 하는 동안 남자가 얼마나 많은 에너지와 정력을 소비하는 지 여자로서는 가늠하기 힘들다. 하지만 섹스 후 얼굴과 온몸에 송글 송글맺힌 땀과 그의 거친 숨소리를 듣자면 여자는 무한정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열심히 ‘수고’해 준 그를 쓰다듬어주고 싶을 정도. 그러나 꾀 많은 남자 혹은 게으른 남자는 다르다. 어떻게든 가장 편하고 손쉽고 빨리 걸리는 방법을 택해 머리를 쓰기 때문이다.

​무작정 여자의 머리를 자신의 아랫도리로 향하게 손으로 짓눌러(?) 오럴섹스로 끝내려는 남자, 주도권 따위엔 애초에 관심도 없고 어쨌든 여성 상위 자세로 만들어 편하게 누워 끝내려는 남자, 피곤해서 거부하는 여자를 붙잡고 핸드잡이라도 해달라며 투정부리는 남자, 이런 게으름뱅이들과의 섹스는 그야말로 밥숟가락으로 떠먹여 주고 정작 본인은 배고픈 격이 된다.

 

물론 남자의 피스톤 운동이 얼마나 힘이 들고 노력이 많이 가는 것인지는 여자도 짐작은 한다. 영화에서처럼 선 채로 여자를 들어 올려 파워 과시를 하길 바라는 것도 아니다. 서커스단처럼 여자를 자유자재로 돌리고 세우고 들고 뒤집고 별의별 테크닉을 다 구사하길 바라는 건 아니다.

다만 최소한의 성의 표시는 해달라는 이야기. 가만히 누워 낼름 받아먹기만 하려는 자세는 노땡큐다. 특히나 섹스 타임이 스타트 되자마자 자동으로 뻣뻣하게 목석으로 변하는 남자와 섹스하고픈 여자는 아예 없을 듯. 가끔은 이해는 된다.

노동과 일상에 시달린 남자의 피로를 모르는 건 아니다. 오럴섹스를 좋아하는 남자들의 편한 심리를 모르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너무 거저먹으려는 그 심보가 얄미운 것이다. 가는 것이 있어야 오는 것이 있다는 말이 그른 것이 아니다. 원한다면 베푸는 것이 인지상정. 정 먼저 받았다면 다시 되돌려 주는 것도 사람과 사람 간의 룰이다. 특히 남녀관계라면 말이다. 굳이 오럴섹스 대 오럴섹스로 보답하라는 것은 아니다. 만약 정녕 힘들고 만사 귀찮다면 뭐 하러 섹스까지 하려는지. 그럴 땐 여자의 100% 봉사를 바라지만 말고 차라리 한 번쯤 섹스를 쉬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사실 사랑하는 내 남자가 힘들어 죽겠다는 까짓 거 하루쯤 봉사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런 봉사가 뻔한 패턴이 되어서는 안될 일. 여기서 덧붙이고 싶은 말은, 남자의 피스톤운동만큼이나 여자의 오럴섹스나 핸드잡도 엄청난 운동량과 에너지를 요하는 일이다. 턱이 빠지도록 아프거나 입속에 무언가를 넣어야 한다는 수치심이 동반하며(평생 오럴 따위는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여자가 많다는 사실도 명심할 것) 핸드잡으로 인한 손목의 통증도 만만치 않다. 그러니 제 몸 하나 편하자고 자신의 여자(하룻밤 용 여자라 해도!) 뻔뻔하고도 게으른 섹스는 삼가길 충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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